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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HETIC FALLACY - OXYMORON] 짧은 서사 - TAE. 작성 JANE 옮김 이글거리는 태양빛이 숲속의 생물들을 은밀히 스치며 내리쬔다. 나무 본연의 성질은 잎을 떨구며 변화를 꾀하는 겨울에도 온전하다. 길게 얽힌 나뭇가지의 그림자는 지평선 너머에 있는 정체불명의 목적지로 들쭉날쭉하게 길을 뻗어낸다. 숲의 바닥은 지독한 고독함을 호소하고, 그 힘겨운 발걸음이 어둠 속에서 부드럽게 메아리친다. 오솔길 중간쯤 오르자 얼얼한 맨발 아래 갑자기 강한 점성이 느껴졌다. 이 생소한 액체를 확인하기 위해 목을 굽히자 온 몸의 혈관에 당혹감과 공포감이 스며들었다. 어스름한 빛에 비춰보자 그 액체는 검은 숲 표면에 무심한 듯 적갈색의 색깔을 드러냈다. 피다. 의지에 무관하게 내 몸은 동하지 않았다.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내 눈앞에 펼쳐진 상상의 미학 때문에 내 의지와는 반대되는 행동을 취할 수 밖에 없었다. 바싹 마른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보이지 않는 피의 본성에 넋을 잃은 채 들숨과 날숨의 영을 천천히, 또 은근히 이어갈 뿐이었다. 피의 틈 사이를 더 깊게 들여다보고 있을 때 저 먼 태양이 지평선 자락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중구난방 난사되어 하찮은 빛이 되어 가는 어둠은 젖은 바닥을 유리로 물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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