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imsj
Aug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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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죽어도 못 보낼 것 같던 8월이 끝나간다. 사실 뭐 딱히 나 따위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고래고래 악을 지르거나, 울거나, 그냥 빈 웃음을 내어주는 수밖엔. 그럼에도 그냥 또 슥 간다. 나도 모르는 새 뜨거웠을 나를 재빠르게 식힌다. 여기도 가고 저기도 가고 마음도 참 바빴다. 누굴 미워하고 누굴 사랑하고는 선택이었던 걸까? 세포들이 뜨거운 때엔 바쁘게도 변형되는 많은 것들이 존재하고, 본질을 지켜내려고 안감힘쓸테지만, 이내 꺾이는 몇몇은 애석하게도 새롭다. 나는 거의 대부분을 모르고, 알고 싶을 때가 많았지만 쏜살같이 다음이 오느라 궁금한 귀를 덮어버린다. 듣고 싶던 말들은 고마워와 미안해가 아니었지만, 여적까지 나는 기어코 그 말만 듣는다. 방금 자른 나뭇가지에서 나는 푸릇하고, 시퍼런 쓴 내 가 진동하는데 아직 살았다는 거다. 누군가를 안을 때 가끔 시간이 멈춘다. 따듯하고 포근해서 품을 파고들면 그제서야 쉰다. 가만히 멈춘 시간이 평온해서 눈을 감고 자꾸만 킁킁거리고 기억하려 하지만 영원은 그리 길지 않다. 9월은 또 얼마나 붙잡을 수 있을지 고단하지만, 올해가 아직 텅 비었어도 어제가 꽉 찼으니, 그걸로 됐다. 푹 식은 나는 보이는 얼굴을 내려놓고 9월엔 더 많이 안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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