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혜규 프레젠테이션: 국제갤러리 부산, 그리고 서울 뷰잉기간: 2022년 8월 30일(화) - 10월 2일(일) 뷰잉장소: 국제갤러리 부산, 국제갤러리 서울 한옥 뷰잉룸 국제갤러리는 오는 8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양혜규 작가의 프레젠테이션을 각각 부산과 서울, 두 장소에 준비했다. 부산점에서 양혜규의 프레젠테이션 《의사擬似-합법》을 소개하며, 서울점의 한옥 뷰잉룸에서는 작년 여름 K1에서 최초 공개한 바 있는 〈황홀망恍惚網〉을 이어 선보인다. 이번 부산 프레젠테이션 《의사擬似-합법》의 중심에는 양혜규 작가의 잘 알려진 〈솔 르윗 뒤집기〉 연작이 있다. 미니멀리즘 대표 작가 솔 르윗(1928-2007)의 원작을 블라인드로 해석하되, 한 변이 70cm (천장에 내려 걸린 형태) 혹은 50cm (벽에 고정된 형태)가 되도록 그 크기를 확장 혹은 축소하고, 거꾸로 뒤집어 천장에서부터 내려 거는 것이 이 연작의 속성이자 일종의 제작 법칙이다. 이번 프레젠테이션에 포함된 〈솔 르윗 뒤집기〉 4점은 청색으로 칠해진 벽체를 배경으로 설치되어 백색이라는 작업의 속성이 더욱 강조된다. 문제의 청색은 솔 르윗과 마찬가지로 역시 서구 미술 역사에서 잘 알려진 이브 클라인(Yves Klein)의 대표적인 상징iconic으로,이다. 작가는 이 “이브 클라인 블루”에 집중한다. 다만 정통 “이브 클라인 블루” 대신 유사한 시중 페인트 색 중 하나를 적용한다. 심지어 이 선택 과정조차 유사-설문조사를 적용하여 마치 객관적인 과정을 거친 정당함을 가장한다. 즉, 전 과정에 ‘진짜’라는 개념을 두되, 작가는 의도적으로 ‘유사’라는 개념에 방점을 찍는다. 작가는 서구의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업과 업적을 기리는 동시에 이미 정당성을 확보한 서구의 롤모델을 피하고자 한다. 따라서 단순한 언급, 답습 혹은 모방을 지양하고 보다 고유한 자신만의 길을 구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의사quasi擬似’라는 개념을 도입해왔다. 특히 2016년-2017년에 진행된 《의사擬似-이교적 미니멀》, 《의사擬似-이교적 연쇄》, 《의사擬似-이교적 모던》, 《의사擬似-ESP》 등의 전시와 프로젝트는 의사라는 개념을 본격적으로 고찰하는 자리였다. 또한 이러한 개념적인 색의 활용 뒤에는 문화 패권주의적인 서구 규범의 틀을 벗어나고자 하는 작가의 적극적인 노력, 즉 가짜 혹은 비합법적인 길을 선택하여 우리의 의식을 자극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